17. 김기태의 리더쉽 분석

김기태 감독

김기태의 리더쉽 분석

.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표

2012년 김기태 감독이 LG 트윈스의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LG 트윈스 팬들의 반대가 거셌다. 그가 2년간 2군의 지휘봉을 잡았던 감독이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초짜 감독’에 불과했고 LG 트윈스의 선수로서 뛴 적도 없었다. 게다가 2012년 당시 LG 트윈스는 2002년의 이후로 9년 동안 4강에 들지 못하고 바닥권 순위를 전전하며 과거 ‘신바람 야구’라 불렸던 모습을 모두 잃은 상태였다.

여러 감독들이 LG 트윈스를 재도약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러한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팬들도 점차 지쳐갈 무렵 큰 성과도 없는 초짜 감독의 등장은 팬들에게 반갑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팬들의 우려는 모두 기우에 불과했다. 그는 FA와 승부조작 사건으로 전력을 잃어 얕은 선수층을 가진 LG를 리빌딩하여 2013년에는 11년 동안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LG 트윈스를 2위로 이끌었다. 사람들은 이러한 LG의 성장에 그의 ‘형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2014년 LG 트윈스의 감독 자리를 사퇴한 김기태 감독은 2015년부터 KIA 타이거즈의 사령탑으로서 다시 한 번 ‘형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다수의 야구전문가들에게 최약체로 꼽혔다. 주축 선수들의 군 입대로 전력 출혈이 상당했고, 팀을 이끌어주어야 할 고참 선수들도 부상과 부진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내 시즌 마지막까지 5위 싸움을 계속 해왔다. 비록 순위는 7위로 끝났지만, 시즌 전 최약체로 평가되었던 팀을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팀으로 만든 데에는 그의 공이 컸을 것이다.

계속해서 약체라 평가받던 두 팀을 단시간에 성장시킨 그의 리더십은 무엇일까? 흔히 ‘형님 리더십’이라 불리는 그의 리더십을 조직성과에 미치는 리더의 영향력 3가지 즉, 리더십 행동, 조직의 운영체계, 위기관리 측면에서 살펴보고 향후 그의 리더십과 조직의 발전 방향에 대해 다룰 것이다.

. 본론

1. 조직성과에 미치는 리더의 영향력

1) 리더십 행동

리더들은 조직목표, 조직구조, 구성원과의 관계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아 적합한 리더십 행동을 채택한다. 때로는 이러한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비효율적인 리더십 행동을 채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리더의 선택은 조직의 성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야구에서는 선수들에 대한 감독의 지시 방식, 동기부여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2) 조직의 운영체계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나 조직구조의 재설계 등 조직의 운영체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조직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변화가 성공적일 경우 구성원들의 업무 방식에 영향을 미쳐 능률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조직의 성과가 향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조직의 운영체계의 변화는 흔히 간접적 리더십이라 불린다. 프로야구팀의 경우에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프론트-감독-코치-선수라는 특수한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감독에 따라 수직적이기도, 수평적이기도 하다. 제도의 측면에서는 경기 중 특수한 상황에서 감독이 지시하는 작전을 들 수 있겠다. 야구는 다양한 작전이 있는 스포츠로 적재적소에 좋은 작전을 지시하는 경우 경기의 흐름을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프링 캠프나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훈련에서 새로운 훈련 방식을 도입하여 선수들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사기를 북돋는다.

3) 위기관리

위기는 미리 예측할 수 없으면서도 어떤 조직이든지 타격을 줄 수 있기에 리더의 위기관리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위기는 조직의 중요한 자원과 시스템에 긴장과 압력을 행사하고, 위기가 닥치기 전 현재의 시스템이 갖고 있는 취약점을 노출시킨 경우 위기로 인한 나쁜 결과를 심화시킨다. 이렇듯 위기는 조직에게 매우 위험하지만 예측을 할 수도 없고, 원인, 결과, 해결 방안 등이 모두 모호하다. 그러나 위기에 대한 대응이 신속하게 이루어진 조직만이 위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야구 감독에게도 다양한 위기가 닥친다. 선수가 FA로 다른 팀으로 가는 경우나 주축 선수의 갑작스러운 부상을 입는 경우에 전력에 큰 손실이 생겨 팀 전체에 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승부조작, 도박 등의 범죄나 사생활에 대한 구설수에 오를 경우 해당 선수가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고 해도 그를 경기에 출장시킬 수 없다. 인성 또한 중요시하는 야구계의 특성상 해당 선수는 법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도덕적 책임이 있는 경우 출장 정지, 벌금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 이 경우에도 전력뿐만 아니라 선수단 전체의 사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전력상의 허점은 강팀을 만나거나 팀이 연패에 빠져있을 때 더욱 크게 부각되는데, 감독은 이러한 팀의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

2. 형님 리더십

앞서 말했듯이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은 흔히 ‘형님 리더십’이라 불린다. 형님 리더십은 근본적으로 서번트 리더십과 유사하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부하나 후배, 종업원 등의 아랫사람을 모시고 섬겨야 할 서비스의 대상으로 보는 리더십 모델이다. 서번트 리더는 기본적으로 방향제시자, 파트너, 지원자의 세 가지 역할에 초점을 두고 구성원들을 리드해 나가는 특성을 가진다. 즉, 서번트 리더는 방향제시자로서 조직의 비전을 제시해주고, 파트너로서 구성원들 간의 합의를 이끌어낸다. 또한 지원자로서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업무 외의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업무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서번트 리더십의 이러한 요소와 더불어 강한 카리스마 또한 갖추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감독이 코치진과 선수들에게 일괄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들 개개인과 소통하고 그들이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전의 명령하달식의 감독들과는 달리 마치 큰 형님처럼 개개인을 챙기는 김기태 감독의 모습에 선수들은 그를 신뢰하고 마음으로 따른다. 때로는 한 팀의 감독으로서 단호한 결정을 하고 선수들을 이끌어 나가기도 한다. 이를 통해 김기태 감독은 한 팀을 하나의 가족처럼 끈끈하게 만들었고 실제 팀의 성적 향상이라는 성과로 이끌었다. 이러한 형님 리더십을 보다 자세하게 조직성과에 미치는 리더의 영향력 측면에서 분석하겠다.

1) 리더십 행동

형님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선수 개개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마음을 신경 쓰고 챙기는 데서 시작한다. 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베테랑 고참 선수들을 존중했고, 젊은 선수들의 기를 죽이지 않는다.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례가 기아의 윤석민 투수에 대한 김기태 감독의 인사 사건이다. 지난 2015년 8월 1일,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는 9회 말 한화의 추격을 뿌리친 기아의 9-8 승리로 끝이 났다. 박빙의 승부에서 이긴 KIA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할 때 김기태 감독이 7회부터 9회까지 3이닝을 막아준 마무리 윤석민 투수에게 모자를 벗으며 정중한 인사를 한 것이다.

몇 초 되지 않은 짧은 순간 지나간 상황이었지만 김기태 감독의 이 행동은 그 날 경기 이후와 그 다음날까지도 회자되었다. 상하관계가 뚜렷한 야구 계에서 감독이 선수에게 모자까지 벗어가며 인사를 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튿날 김기태 감독은 그저 고마워서 인사를 한 것이라 대답했지만 이 사건은 선수를 존중하는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평소에도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을 자주 불러 면담을 하고, 투수가 경기 도중 부진할 때에도 투수코치를 보내지 않고 직접 마운드에 올라올라 선수들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노력한다.

김기태 감독이 LG 트윈스의 감독으로 있었을 시절, LG의 고참 선수들은 그를 최고의 감독으로 꼽았고, 2012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진영과 정성훈 등의 뛰어난 선수들이 ‘감독님 때문에’라며 LG트윈스에 남은 것은 이미 꽤 회자되는 일화이다. 흔히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라고 말하지만 진심을 다하여 선수들을 존중하는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은 연봉, 계약금 등의 경제적 요인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그를 따르고 싶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힘이 팀의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이미 확인한 바이다.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동기부여 측면에서도 큰 힘을 발휘한다. 김기태 감독이 감독을 맡은 두 팀은 모두 리그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던 팀이었다. 전력 상 구멍이 많아 그 자리를 채울 새롭게 채울 새 선수들을 발굴해내며 팀 전체를 발전시키는 리빌딩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 리빌딩의 과정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면서도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보통 사람들은 이런 팀의 감독을 맡는 것을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이라 표현한다. 그러나 외부의 평판보다 더욱 힘든 것은 팀 내부에 있다. 감독과 코치, 선수들은 모두 자신의 팀이 승리하고 우승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수년간 수없이 지며 하위권을 맴돌았던 팀들은 ‘지는 데 익숙한 분위기’가 형성되곤 한다. 선수들이 투지와 끈기를 잃고 상대팀에게 선제점을 내주고 나면 이를 뒤집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금세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 있는 팀이라고 해도 좋은 성적을 내기가 힘들다. 김기태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는데 매우 성공적이었다. 시즌 전 최약체라 평가받으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KIA의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장에는 ‘나는 오늘 팀과 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왜?’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있었다.

선수들이 스스로 동기부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또한 전력 유출로 생긴 빈자리에 새로운 선수들을 계속해서 기용함으로써 선수들에게 주전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었다. 김기태 감독의 동기부여가 꽤 성공적이었는지, 2015년 KIA 타이거즈는 연습 경기 9연패를 당하고 시즌을 시작하였고, 팀이 패배의 위기에 있는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왠지 지지 않을 것 같다’라 말하곤 했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올 시즌 KIA는 수차례 역전승을 하면서 팬들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리더는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조직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그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김기태 감독은 리더로서 책임을 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팀이 이겼을 때는 ‘선수 덕, 코치 덕’이라며 공을 돌리고, 팀이 졌을 때는 ‘내 탓이오’를 외친다. 리빌딩을 필요로 하는 팀의 감독이 되어 초반에 좋지 못한 성적을 낼 때에는 선수들의 탓을 할만도 한데 그는 절대 팀의 부진한 성적을 선수들 탓으로 돌리지 않았다. “주변에서 선수가 없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이는 기존 선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1군 진입을 넘어 주전을 꿰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무시하는 말이다. 큰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말 한마디로 꿈을 짓밟는 행동과 다름없다.

좋은 선수들이 많고, 모두들 열심히 하고 있다. 내년이 될지, 그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타이거즈가 변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그의 이러한 면모를 알 수 있다. 감독이 팀의 패배에 책임을 지고 선수의 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감독의 자세는 선수들의 부담감을 덜어주어 선수들이 제 실력을 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의 부진과 실책을 반성하고 개선하도록 유도한다.

2) 조직의 운영체계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듯이 야구계도 매우 수직적인 운영체계를 가진 경우가 많다. 특히 감독 경력이 매우 오래된 명장이라 알려진 감독들의 경우에는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하도록 명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그러한 리더십과는 사뭇 다르다. 김기태 감독은 감독-코치-선수 간의 관계를 매우 수평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는 선수의 기용에 관해 코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한다. 코치와의 의견충돌이 있을 경우에도 독단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최대한 코치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한다. 감독과 코치의 수평적인 구조는 종종 볼 수 있지만 감독과 선수가 수평적인 관계에 있는 것은 드문 일이다. 특히 감독과 신인 선수가 그러한 것은 더더욱 드물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신인 선수까지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7회말 2사 만루 2-2 동점의 팽팽한 상황에서 KIA의 신인 선수인 박찬호 선수의 타순이 되었다. 이 때 김기태 감독은 경험이 부족한 신인 선수 대신에 노련한 대타를 기용하여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야구에서 중요한 순간에 대타가 기용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이 상황은 조금 특별했다. 김기태 감독은 대타로 들어설 선수에게 노림수를 지도하는 대신 먼저 신인 박찬호 선수를 붙잡고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박찬호 선수가 이를 수용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더그아웃으로 교체되어 들어가고 나서야 비로소 감독은 심판에게 대타 사인을 냈다. 감독과 신인 선수라는 엄청난 갑을 관계, 승리를 위해 작전상 대타 기용이 필요하다는 타당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기태 감독은 어린 선수에게 상황을 납득시키고 그의 마음을 다독이기위해 노력한 것이다.

감독이라는 위치의 특성상 감독과 선수가 완전히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단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 개인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이러한 구조는 KIA 타이거즈라는 팀의 내부 분위기와 선수 개인의 동기부여에 큰 기여를 했음이 틀림없다.

선수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기여한 또 다른 제도는 투수 조와 야수조의 합동 미팅이다. 서로 담당하는 보직이 전혀 다른 투수 조와 야수 조는 일반적으로 각각 미팅을 수행하는데, 김기태 감독은 2015 스프링 캠프에서 투수 조와 야수조가 서로의 미팅에 참가하도록 했다. 투수조의 미팅에 야수들도 참가하고, 야수조의 미팅 때는 투수들도 참가하여 서로 소통하고, 대화를 통해 간접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대단한 변화는 아닐 수 있지만 이런 사소한 변화들이 김기태 감독이 추구하는 ‘하나의 팀’을 만드는 밑받침이 되었을 것이다.

3) 위기관리

야구는 장기간의 페넌트레이스를 통해 우승팀이 결정되는 스포츠인 만큼 시즌 도중 다양한 위기에 직면한다. 팀 내부에서 가장 흔하게 생기는 문제는 선수의 부상이다. 특히 팀을 이끌어나가는 주축 선수의 부상은 팀의 전력에 즉각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팀의 성적에 치명적이다. 또한 부상은 FA나 군 입대와는 달리 미리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시즌 도중 또 다른 위기는 주로 여름에 찾아온다.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에는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전까지 잘해오던 선수가 부진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팀이 튼튼하고 선수층이 두터워 부상을 입은 선수나 체력이 바닥난 선수의 자리를 대체할 다른 선수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위험상황이 큰 위협이 되지 않겠지만 리빌딩을 필요로 하는 팀에서는 매우 치명적이다.

이런 팀의 경우에는 9명의 주전선수를 모두 뛰어난 선수로 채우기도 어렵고, 그 선수들에게 공백이 생길 경우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워줄 수 없는 선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김기태 감독이 맡았던 당시의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2군에 있던 신인 선수들에게 1군에서 경기를 뛸 기회를 많이 제공하고 그들의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서 그런 위기에 꽤 효과적으로 대처했다.

김기태 감독에게는 외부에서의 위기가 찾아온 적도 있었다. LG 트윈스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2012년 5월 무렵 LG 내에서는 김기태 감독이 경질된다는 소문이 퍼졌다. 선수단 내부에 감독 경질설이 퍼질 경우 그 팀의 분위기는 엉망이 되곤 한다. 평소 감독에게 불만이 있던 선수들이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고, 코칭스태프가 구단 관계자와 이미 결정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그 결과 감독은 주변의 코칭스태프를 믿을 수가 없게 되고, 경질당하지 않기 위해 선수들을 혹사시키고, 무리한 전술을 시도하곤 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그 팀을 더욱더 나쁜 상황으로 몰아간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경질설이 퍼진 상황에서도 끝까지 코칭스태프들을 신뢰하고 맡겼다고 한다. 선수들에게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계속해서 꾸준히 그가 추구하는 야구를 해나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점점 성적이 올라갔고 경질설은 사라지고 그 해 LG 트윈스는 페넌트레이스에서 2위를 차지했다. 조직의 위기 상황에서 리더가 적절한 대책을 취해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팀이 혼란스럽고 흔들리는 상황에서 그 자리를 묵직하게 지키는 것으로 이에 대처했다.

3. 형님 리더십의 단점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팀의 내부에서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에게 환영받을 것이다. 독단적이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면서도 카리스마 있게 팀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의 모습은 이상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러한 형님 리더십에도 분명한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다른 조직 즉, 다른 팀과의 갈등 상황에서의 문제이다. 형님 리더십의 결과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팀은 똘똘 뭉쳐 하나가 된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팀에게 배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리더십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은 그가 ‘보스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평가한다. 마치 조직폭력배의 보스처럼 자신의 휘하에 있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무시당하는 것을 그래도 두고 보지 못한다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2012년 9월 12일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LG 트윈스는 3-0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LG의 선수가 2루타를 쳐 추격에 나서자 SK에서는 마무리 투수를 등판시켰다. 그런데 이 상황에 김기태 감독이 분개하여 타석에 올라온 타자를 내리고 신인 투수를 대타로 기용하여 배트조차 휘두르지 않도록 지시했다. 그는 이튿날 이러한 행동을 한 이유를 SK가 LG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그랬다고 답변했지만 많은 팬들은 이를 납득할 수 없었다. 이처럼 김기태 감독은 때때로 갈등 상황에서 과한 대응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매 시즌 장기적으로 다른 팀과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 상활을 만드는 것은 팀에 득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또 다른 단점은 이성적인 판단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특성은 위에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설령 타 팀이 자신의 팀을 무시한다고 느꼈더라도 리더는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감정적으로 대타를 기용해서는 안됐다. 그러나 그는 분노한 그대로 행동하여 KBO로부터 벌금 500만원과 엄중 경고 처분을 받고 말았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그의 단점을 선수기용에서도 드러나곤 한다. 선수를 믿고 존중하는 그의 리더십은 큰 장점이지만 선수가 부진에 빠져있을 경우에는 단점이 될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때때로 선수가 장기적으로 부진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계속 기용하는 경우가 있다. 선수를 믿고 그가 극복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순간에 그런 그의 행동은 팬들의 원성을 사기에 충분하다.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자질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리더로서의 지위를 위협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의 문제점이다. 선수들이 감독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독을 따른다면 가장 이상적인 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김기태 감독이 선수들을 존중하고 그들과 최대한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는 점은 이러한 효과를 의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감독의 저자세로 인해 선수가 리더로서의 감독의 지위를 위협하고 그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다면 문제가 매우 커질 수 있다. 단 한 사람의 선수라도 감독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미치는 감독의 영향력에 까지 부정적인 여파가 미칠 수 있다. 이 상황이 심화되면 감독은 더 이상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과의 친밀함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리더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카리스마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 결론과 발전방향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야구 계에서는 이미 그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다.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자칫 독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이전 세대 감독들의 리더십과는 달리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은 선수들을 존중하고 그들이 스스로 승리에 대한 열망을 키우도록 동기부여 시킨다는 점에서 매우 뛰어나다 평가받는다. 그는 아구계 특유의 위계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그 폐해는 줄일 수 있는 카리스마와 소통 모두를 지니고 있다.

또한 위기 상황에 놓인 팀의 리더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고 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신인들을 기용하는 대담한과 흔들리는 팀의 중심을 꿋꿋하게 지키는 묵직함 또한 갖춘 훌륭한 리더이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에는 분명히 보완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팀의 감독이 감정적인 행동 또는 타팀과의 갈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것은 팀의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팀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은 팀의 성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기태 감독은 감정적으로 행동하기 전에 자신의 행동이 팀 전체에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해보고 그 행동을 해야할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또한 그의 형님 리더십이 자신의 팀 선수만을 챙기는 ‘보스 리더십’이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카리스마와 소통의 균형을 조화롭게 유지하여 선수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그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면서도 리더로서의 권위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작전을 지시하는 감독이 권위를 잃는 것은 팀 전체를 위협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가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현재에는 KIA 타이거즈의 성적이 그리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장점인 리더십을 계속해서 발휘하고 자신의 단점을 현명하게 극복한다면 과거 LG 트윈스가 그랬던 것처럼 몇 년 후에는 반드시 만족스러운 팀 성적을 낼 것이라 생각한다.

김기태(1969) – 나무위키 (namu.wiki)

17. 김기태의 리더쉽 분석 – Could be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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