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부진의 리더쉽 분석
Ⅰ. 서론
최근 여러 분야에서 여성 리더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최근 적극적인 현장리더십, 감성리더십 등으로 평가되며 ‘리틀 이건희’로 불리는 등 그 리더십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은 여러 성장지표로서도 그 실효성이 증명되고 있다. 2001년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의 경영에 참여할 당시 매출액 4304억원에 불과했던 호텔신라는 지난해 2조 9089억원에 이를 정도로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 또한 2010년 말 2만원 대 이던 호텔신라의 주가 역시 최근 13만원대를 오르내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높은 주가 상승세를 기록하는 삼성 계열사는 호텔신라가 유일하다. 이러한 지표들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리더십에 더욱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에 대하여 Douglas McGregor의 X, Y이론과 Robert Blake & Jane Mouton의 리더십 관리망 이론에 기반해 분석하고 평가해 보고자 한다.
Ⅱ.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 분석
1. D. McGregor의 이론에 의한 분석
1) D. McGregor의 X이론, Y이론
McGregor는 구성원들에 대한 리더의 태도를 바탕으로 리더십 행동과 성과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리더십 분석 이론으로서 X이론과 Y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X이론은 구성원들의 과업 수행에 초점을 맞춘 이론으로서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전제 하에 강압적인 리더십을 수행하게 된다는 것을 설명한다. 반면 Y이론의 경우 구성원들과 리더 사이의 관계에 상대적으로 보다 초점을 맞춘 이론으로서 구성원들이 업무 수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제하고 리더의 경우 직원들에 대해 동기부여와 보상을 통해 참여적인 리더십을 수행한다는 것을 설명한다. 이러한 McGregor의 이론은 구성원에 대한 리더의 인식을 기본으로 하여 리더십 수행 형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각 이론은 상황에 따라 그 효과성이 달라질 수 있다.
2) 이부진 사장: Y이론에 근거한 리더십
이부진 사장은 ‘감성 리더십’ 이라는 이름으로 그 리더십이 이름 붙여지고 있다. 이부진 사장의 감성 리더십은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1) 면세점 특허 신청 기업 사업계획 발표일 사례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 신청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발표했던 2015년 7월 9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HDC신라 면세점 관계자들을 격려하며 한 말이 주목을 끈 바 있다.
“너무 걱정 마세요. 잘 되면 다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제 탓이니까요.”
위의 말은 이부진 사장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던 직원들에게 한 말로서 그녀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이부진 사장 발언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기존의 리더들이 중대한 일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잘하라’, ‘반드시 성공하라’ 라고 지시하는 것과는 다르게 공은 직원들에게 돌리고 탓은 본인에게 돌리는 리더십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X이론에 근거하면 직원들은 업무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보상 혹은 처벌이 없다면 리더가 원하는 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이므로 리더는 강압적 리더십을 보이게 된다. 만일 이부진 사장이 X이론에 근거하여 리더십을 수행하는 리더였다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 공은 부하직원들에게 돌리고 잘못은 자신에게 돌리는 발언이 아니라, 잘못을 부하 직원들에게 묻는 리더십을 수행하였을 것이다. 즉, 만일 면세점 특허를 따내지 못한다면 감봉, 견책 등 정해진 벌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였다면 부하직원들에게 업무를 반드시 잘 수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기면서 열심히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의 경우부하직원들의 업무 수행의 부담감을 상사인 사장이 제거함으로써 부하직원들은 부담감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부하직원들이 스스로 과업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하에 행해진 리더십으로서 McGregor의 Y이론에 근거한 리더십을 수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택시기사의 사고에 대해 선처를 베푼 사례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을 Y이론의 전제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택시기사의 사고에 대해 선처를 베푼 사례 역시 Y이론의 사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Y이론은 사람에 대하여 성선설의 관점에서 리더십을 수행할 것을 설명하며 X이론은 반대로 성악설의 관점에서 사람을 판단하고 리더십을 수행할 것을 설명한다. 따라서 Y이론의 관점에서 타인을 생각한다는 것은 타인의 행동에 대해 명백하게 고의성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의도적인 사건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사고로 판단하고 사람의 잘못을 최소화 하여 판단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신라호텔 정문에 택시가 충돌하여 문이 부숴진 사건에서 이부진 사장은 해당 택시운전사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고 4억원 가량의 피해에 대해 택시운전사에게 피해보상을 묻지 않는 통 큰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해당 사건에서 택시운전사는 80대의 고령이었으며 5천만원 의 책임보험을 들었지만 자비로 4억원의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부진 사장은 사고를 접하고 택시운전사의 경제적 상황을 파악하도록 한 뒤 택시기사가 반지하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피해 보상을 택시기사에게 묻지 않도록 한 바 있다.
이러한 이부진 사장의 행동을 보았을 때 이부진 사장은 고의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잘못을 최소화하여 판단해 배려하는 관점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즉 타인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판단하여 사고의 잘못을 모두 그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일부러 사고를 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타인을 생각하고 그의 잘못과 책임을 나누어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는 Y이론에서의 성선설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2. 리더십 관리망 이론에 의한 분석
1) Robert Blake & Jane Mouton의 리더십 관리망 이론
R. Blake와 J. Mouton의 리더십 관리망 이론은 사람과 생산에 대한 리더의 관심 수준을 측정하여 무관심형 리더, 권위순응형 리더, 컨트리클럽형 리더, 중간형 리더, 팀리더의 다섯가지 분류로서 리더십을 설명하는 이론을 의미한다. 이러한 리더십 관리망 이론은 미시간대,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에 의한 리더십 스타일 분석 연구를 보다 발전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R. Blake와 J. Mouton의 리더십 관리망 이론에 따르면 ①무관심형 리더는 생산과 사람에 둘 다 낮은 관심을 보이며 리더는 직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일만 하는 경향을 보인다. ②권위순응형 리더의 경우 생산에 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며 사람에게는 낮은 관심수준을 갖는다. 따라서 리더는 과업완수에만 초점을 맞추고 사람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려가 부족하다. ③컨트리클럽형 리더의 경우 권위순응형 리더와는 반대로 사람에 높은 관심을 갖고 생산에는 낮은 관심을 보인다. 따라서 리더는 생산에 대한 고려보다는 구성원들과의 긍정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④중간형 리더의 경우 생산과 사람에 균형적이고 중간적 관심 수준을 보인다. 리더는 만족스러운 성과와 사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⑤팀리더의 경우 생산과 사람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리더는 최대 성과와 종업원 만족 모두를 위해 노력한다.
2) 분석의 전제
R. Blake와 J. Mouton의 관리망 이론으로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을 분석하는 데 있어 분석의 편의를 위해 가정을 세운다.
첫째, 이론에서 ‘사람’은 호텔신라 내 직원을 포함하여 이부진 사장 리더십의 영향을 받는 일부 국민들을 포함한다. 즉, 호텔신라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 뿐만이 아니라 이부진 사장이 수행하는 일들로부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사람’으로 본다.
둘째, 이론에서 ‘생산’은 수치화된 호텔신라의 경영실적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나 평판 등을 포함한다. 즉 사회에 기여도가 높은 사업을 수행할 경우 수치적 실적은 나타나지 않더라도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향상되므로 이를 ‘생산’에 포함한다.
3) 높은 위기관리 능력에 따른 생산의 극대화: 호텔신라 ‘한복 출입금지’ 논란에 대한 이부진 사장의 대응사례
2011년 4월 12일 저녁 한복 디자이너인 담연 이혜순씨가 호텔신라에 출입하려다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제지당한 사건이 인터넷에 알려졌고 이때 인터넷 상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호텔 신라 내에서 아무런 제지 없이 활보하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기모노는 되고 한복은 안되는가’라는 부정적 여론이 쇄도한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논란에서 이부진 사장은 다음날 13일 낮 직접 이혜순씨를 찾아가 사과를 전하고 호텔신라에서 공식 사과를 한 바 있다. 이 사례에서 이부진 사장의 빠른 대처는 높은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사건이 발생된 이후에도 주가에는 변동이 없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위기상황에서 최고 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빠르게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는 모습은 위기로 인해 낮아질 수 있었던 호텔신라의 사회적 이미지를 오히려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부진 사장에 대한 평가 역시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변호사를 대신 보내지 않고 직접 최고 경영자가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리더로서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를 직접 행동함으로써 실제 성과로 이어지도록 했다는 점에서 생산측면에서 강한 리더십을 보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4) 지역사회의 사람들을 생각하는 리더십: ‘맛있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의 사례
호텔신라는 제주도 JIBS와 함께 ‘맛있는 제주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제주도의 음식점들을 찾아 전문가와의 상권 분석을 통한 메뉴 선정과 조리법 전수, 호텔신라의 고객 응대법 전수 등을 통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 상인들이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주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제주도 지역방송인 JIBS와 함께 하고 있으며 해당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인 ‘잘잘특공대’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이부진 사장은 직접 가게를 찾아가 가게의 사정을 듣고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며 가게 주인이 열악한 상황을 말하며 눈물지을 때 함께 눈시울이 붉어지는 등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맛있는 제주 만들기’ 사업은 현재 11호점 까지 선정되었고 선정된 가게들은 10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위와 같은 ‘맛있는 제주 만들기’ 사업은 재능 기부형 사회공헌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들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많았으나 실제 최고 경영자가 나서서 사업 대상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듣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명목으로 사업의 수행만을 하였어도 호텔 신라의 명성과 사회적 기여도(성과)는 높아졌을 것이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최고경영자가 현장에 나서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아픔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인간을 배려하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3. 소결
R. Blake와 J. Mouton의 리더십 관리망 이론에 근거하여 이부진 사장의 리더십을 평가해 보면 이부진 사장은 생산에 대해서도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팀 리더’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판단된다.
Ⅲ. 결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부하직원들을 평가하고 고압적인 리더십을 수행하기 보다는 격려하고 배려하는 리더십을 수행함으로써 X이론보다는 Y이론에 가까운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생산과 사람 모두에 높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최고 경영자가 나서는 리더십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이부진 사장의 인간적이고 적극적인 리더십은 각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빛을 발하고 있으며 이는 실제 경영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