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Review] 2. 시리어스맨
1. (줄거리)
(와이프) 주인공의 친구와 바람나서 이혼 요구
(동생) 도박 중독자 백수이며, 성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되는데 변호사 비용을 주인공에게 요구
(아들) 문제아, 양아치… 심지어 요즘 대마초를 피움
(딸) 성형수술을 위해 주인공 지갑에서 돈 훔침
(옆집 사람) 주인공 집 마당을 조금씩 침범 중
(학생) 주인공에게 성적을 올려달라며 책상에 돈봉투를 올려놓은 후 성적을 올려주지 않으면 뇌물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
(의사) 얼마 전 촬영한 엑스레이 검사 결과가 나왔다며, (전화로는 이야기 해주지 않고) 무작정 병원에 방문하라고 함
(자연) 갑작스럽게 토네이도가 발생하여 마을을 덮치려함…
4자로 줄이면 첩첩산중, 사면초가, 설상가상, 하다하다…
노답 상황 집합체 주인공의 고군분투기….
2. (불행은 군생동물이다)

영화를 보고나니 뜬금 없이 김구라씨가 과거 명랑히어로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했던 발언이 떠오른다…
“집안이 바람 잘 날 없는 거야. 가장으로 따지면 마누라 바람나, 아들 가출해, 심지어 개가 막 광견병에 걸려. 지금 막 이런 상황이야”
김구라씨의 발언 맥락과는 다르지만 노답 상황 집합체의 영화를 보고 있자니 불행은 군생동물이다.. 라는 격언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불행은 군생동물이다” 라는 격언이 논리적 사실 관계에 대한 근거가 없음에도 감정적으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건 특정사건으로 인해 나약해진 사람의 마음과 감정은 작은 소요에도 쉽사리 동요하는데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행만큼이나 많은 행복이 늘 주변에 도사리고 있음에 감사를 느낀다.
3. (소회)
주인공은 대학에서 물리학 전공하는 교수이다. 모순되게도 세상(혹은 자연)의 근본적 원리, 보편적 법칙과 이치를 탐구하고 있음에도 정작 본인에게 일어나는 상황은 단 하나도 통제하지 못한다.
삶의 행태는 에너지 보존 법칙, 열역학 법칙 등 명확한 인과 관계로 표현되기 보다는 양자역학이나,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통제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많은 사람은 스스로가 본인의 삶을 통제하고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러한 믿음을 기반으로 다양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삶의 원인과 결과는 너무나도 불명확하며 누구도 스스로의 삶은 온전히 통제하기 힘들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결과와 별개로 그 과정 자체가 의미 있는 삶이 되길바랄 뿐이다.
인간의 실존적인 딜레마와 위대한 통찰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코엔 형제의 마스터피스… 시리어스맨